음력 1월 1일이 지나고, 음력 1월 2일이 되었다. 달이 없는 밤이다. 달의 시간으로는 이제 막 2012년이 된 것이다. 정확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에는 일요일 올라갔다. 사촌동생들과 삼촌, 숙부모님, 고모님 고모부님 다 잘 지내시고 계신 것 같아 보였다. 화목한 가정. 화목한 친척. 화목한 설 명절. 벌써 2012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 시간이 정말 느리다. 느린 듯 하면서도 빠르다. 간만에 만난 분들은 시간이 참 빠르다고 하셨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되겠지.
고모님의 아들딸은 참 생기가 있었다. 기운도 넘치고, 또박또박 물어보고, 영특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아이들이였다. 지칠 줄 모르고 뛰어 놀고, 세상을 바라보는 그 눈이. 이토록 맑을 수가 없었다. 또랑또랑하게 물어보는 모습. 떡 하나랑 떡 하나를 합치면 떡 하나가 되는데 왜 1+1=2가 되냐고 물어보는 그 순수한 모습에 할 말을 잃기도 했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는 외삼촌 병문안을 갔다 왔다. 내 기억에는 잘 없지만, 정말 수척해져 계셨다. 위암 말기로 항암치료도 포기하시고, 숨 쉬는 거 말하시는 거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시는 모습이셨다. 산송장이라고 했던가. 사촌누나랑 외숙모는 정말 고생하고 계시겠지. 내가 어떻게 그 분들 마음, 그 분의 아픔을 헤아리리. 시간은 참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다.
외삼촌의 눈은 또렷하셨다. 모르핀과 산소공급기에 의존한 모습. 그래도 이상하시게 도 내 휴대폰을 달라고 하시더니 손에 꼭 부여잡고 절대 놓지 않으셨다. 혹여나 빼앗길까봐. 다른 손에 부여잡고 계시던 산소공급기 줄과 함께 꼭 부여잡고 계셨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모습을.
외숙모께서는 정말 수척해지셨다. 그래도 외삼촌을 보시면서 애기 같다고 하셨다. 귀엽다고. 사촌 누나는 밖에서 외삼촌 몰래 읊으셨다. 그래도 아빠의 손을 꼭 잡아주셨다. 병실 안의 마음은 참 답답하고 먹먹했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이런 것이구나.
시간도 사람의 마음대로 흘러가나 보다.
나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려나.
힘든 것도 괴로운 것도 마음대로이다.
힘들다는 건 좋다는 증거고, 괴로운 것은 사랑한다는 증거일까?
그럴 것이다.
+ 괴로워도 기뻤고, 힘들어도 좋았다.
좋은데 그런데... 그 맺힌 말들에... 미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