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 2월 14일.
2월 13일. 그날은 그냥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오전에 수업을 빼먹고, 병원에 갔다. 사실 안 빠질 수도 있었는데 뭐랄까 마음은 이미 빠지기로 마음을 먹었던 터라. 누나를 만날 계획이었다. 처음부터. 그래서 약도 다 챙겨서 나왔는데.
진료를 받고 빵을 먹고 아침 약을 먹을 계획에 신나있었던 나는 주저 없이 파리바게트로 가서 빵을 골랐다. 근데 왠지 초콜릿이 눈에서 떨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갑자기 초콜릿을 사들고 가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고민이 되었다. 초콜릿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근데 그냥 주고 싶었다. 그게 무엇이든. 밸런타인데이는 그저 명분 같은 것이었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무언가 주는데 이유가 필요하고, 주저할 필요가 있는가 싶어서 과감하게 사려고 마음을 먹었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데자와가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따뜻한 데자와.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있었는데 가는 동안 식을 까봐 엠마트에서 살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초콜릿은 뭘 고를까 고민을 했다. 뭔가 고민을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랄까. 15분정도 고민한 것 같다. 하트무늬 초콜릿을 줄까. 아니면 키세스 초콜릿? 너무 커서 부담스러우려나.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곰돌이 인형이 달린 초콜릿이었다. 좋은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뭔가 괜찮아보였다. 받고 좋아할 누나의 얼굴에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엠마트에 데자와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시험을 볼 거라는 사실에 초콜릿을 하나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동글동글한 초콜릿도 샀다. 내가 사준 초콜릿을 들고 냠냠 먹으면서 시험장에 가는 긔여운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머리띠도. 스티커도. 머리띠 하고 있을 모습에, 스티커를 붙이면서 즐거워할 모습에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러면서 편의점을 뒤지고 또 뒤졌다. 뭘 받으면 즐거워할까. 내가 준 선물을 쓰거나 먹는 누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괜스레 좋았다. 히죽 히죽거렸나. ㅇㅅㅇ;;
그리고 약을 먹으려고 물을 샀는데 못 뜯어서 아등바등 거리다가 포기하고 택시를 탔다. 만나러 간다는 것에 너무 기쁘고 좋았다. 만나서 좋았다. 헤헤.
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좋다. 물론 스티커나 동글동글한 초콜릿은 내가 다시 가져오게 되었지만. 뭔가 그냥 좋다. 고맙고. 그냥 좋다.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블로그를 봤다. 꿈도 필요하다. 나도. 누나도. 우리도.
꿈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누나가 원하는 꿈을 찾았으면 좋겠다. 이것 저것 얽매이지 않고.
그래도 일단 누나가 있어서. 좋다. 꿈도 희망도 잘 찾아나가고 있다.
함께라면 어딜 가도 즐겁다. ^ㅡ ^*



